오늘 참 오랫만에 (거의 4년 만에), 이전에 샬롬 하우스에서 양육했던 한 형제를 만났다. 이 형제는 그 당시에 공부와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참 많은 시간을 나와 함께 보냈던 형제였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의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만나고 대화하며 양육했던 형제였다. 하지만 그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으면서 결국 스스로가 샬롬 하우스를 나가겠다고 나에게 통보하였고, 그 당시 리더 회의를 통해서 조건부로 기숙사를 나가는 것을 승락해주었다. 조건은 꼭 누나에게 가서 함께 생활하며, 공부를 마치는 것이었다.
사실 그 형제가 나가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안되는 태국어로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으며 양육했는데, 어느순간 나에게 샬롬하우스를 나가겠다고 통보하였고, 대화를 하였지만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그가 나가기로 결정했던 리더 회의에서 나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울었다. 단 한번도 진심이 아니었던 순간이 없었는데, 그는 나의 진심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았고, 그는 결국 그가 원하는 길을 선택을 했다.
한국에서 본부 사역을 하며 공부하는 동안 들리는 소식은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신학교에 입학을 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우리 가정이 태국에 돌아와서 우연히 백화점에서 한 번 만났고, 샬롬하우스 이전 멤버들이 모일 때 초청하였지만 사역으로 인해 오지 못했었는데, 오늘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참 궁금했다. 도대체 왜 만나자고 하는 것일지에 대해서... 오후에 만났는데, 그는 신학교를 졸업하고 전도사가 되었고, 한 태국교회에서 부교역자 생활을 하며 방콕에서 50km 정도 떨어진 지역에 교회를 개척했다고 하며 새해 인사 겸 온 것이다. 이전부터 사귀던 샬롬하우스 출신 여자친구와 같이 왔고, 선물을 가지고 왔다. 한참 이야기를 했고, 함께 식사를 하자고 했는데, 내가 산다고 하면 안가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한국 문화는 형이 내는 거라고 내가 내겠다고 하는데도 자신들이 내겠다고 하는 바람에 한참 실랑이를 했다.
그들과 교제 하는 가운데, 참으로 감사하고, 참으로 많은 위로를 받았다. 샬롬하우스를 나간 이후에는 내가 해준 것이 없었는데도, 이 커플이 와서 감사를 전하고, 우리 가정의 섬김을 통해서 자신들의 삶이 변했음을 나눠주는데 참으로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 다시 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 선임 선교사님이 첫 사역 때 어떠한 열매가 있었느냐고, 함께 동역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자신도 없었고, 실수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형제가 나간 것은 나의 잘못이 컸다고 그간 계속 생각해왔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일을 통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것은 우리는 최선을 다할 뿐이고 결국 사람을 양육하고 성숙시키는 것은 하나님의 일이심을 깨닫게 되었다. 나의 작고 연약한 몸짓을 통해서도 하나님은 한 영혼을 양육하고 성숙시키고 계심을 깨닫게 되었다. 오늘 이 만남은 실제로 너무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되었고, 사역에 있어 사람의 눈과 잣대로 성공과 실패를 말해서는 안되는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문화가 달라도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늘 사람에게 두 마음없이 진심으로 대하는 순진함이 나의 장점이자 단점 아니었는가?
교회를 개척하여 이미 같은 걸음을 가고 있는 우리 형제와 자매 커플을 격려하고, 또한 내가 너무 많은 격려와 위로를 받았음을 나누었다.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만남이 계속될지 알 수 없지만, 이 태국을 향한 하나님의 일들이 계속해서 형제 커플을 통해, 또 우리 가정을 통해 일어나길 기대한다. 결국 내가 하는 일이 아니고,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늘도 삶에서 Not I but Christ를 실천하며, 한걸음 한걸음씩 믿음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천천히 가도 옳은 길을 가자.
멀리 가지 못해도 함께 가자.
그렇게 올해를 또 살아가기 원한다.
<형제 커플과 함께 찍은 사진>
<새해 인사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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