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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와 샬롬 하우스 학생들 중에서 대학교 졸업 영어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위해 시험반 영어 클래스를 열었다.사실 열었다기 보다는 내가 해주겠다고 먼저 제안하였다. 

처음부터 이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미 하고 있는 영어 클래스가 있었고, 나는 태국어가 더 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간을 다른 곳에 할애한다는 자체가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영어시험을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내가 도와주겠다고 했고, 그들과 한달 반 정도를 함께 공부를 했다. 


영어의 기초가 없는 친구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은, 그것도 그냥 영어의 기초를 가르치는게 아니라 졸업시험을 패스하도록 가르쳐야 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정말 나중에는 반복, 반복, 반복을 하다가 안되는 것, 예를 들면 관계 대명사 문제 같은 경우에는 괄호 뒤에 동사가 나오면 사람이면 who, 사물이면 which를 넣어야 한다고 가르칠 수 밖에 없었다. 정말로 찍기를 가르쳐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고, 일부 문법은 포기하고 넘어갔다. 


내가 이렇게 아이들에게 해도 되는지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건가? 지금 이 시간이 낭비되는 것은 아닌가?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었고, 정말 내가 이들을 도울 수 있는건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내가 나온 거창고등학교의 '직업 선택의 십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다른 곳에서도 자주 이야기 하지만 계속해서 나에게 이 질문들을 질문하게 되는데,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다투어 모여드는 곳에 절대 가지 마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라.

결국은 내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를 위한 시간보다는 그들을 위한 시간을 보냈고, 그리고 시험을 보았다. 시험을 보고 나서 여러 다른 친구들이 물어보기 시작한다. 람캄행 대학은 졸업 영어 시험이 문법 1, 2를 각각 패스 해야 하는데, 내가 이번에 도와준 것은 문법 1이었다. 그런데 문법 1을 시험 본 이 친구들은 나에게 문법 2를 해달라고 하였고, 문법 1을 안 한 친구들이 나에게 문법 1을 해달라고 한 것이다. 처음에는 내가 도와주겠다고 먼저 나섰지만, 이제는 그들이 나에게 찾아와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제 좀 더 깊은 관계가 맺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이들 중에서 두 친구가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친구들의 표정은 매우 밝았고, 행복해 보였다. 나 또한 그간의 시간이 보상받은 느낌이었고, 열심히 해 준 친구들이 참으로 자랑스러웠다. 물론 세 친구 모두 합격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한 친구가 다시 시험을 봐야 함은 참으로 마음이 속상했다. 하지만 이들과 나눈 복음의 가치들을 (영어만 공부한게 아니었다...) 잘 새겨서 이들 또한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며,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게 되기를 바란다. 

오늘은 선교사로써 참으로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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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애친구™